🕯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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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 52회차 9일차

약과

어릴 때 집에서 약과를 빚는 명절이 종종 있었다. 그때는 슈퍼나 편의점이 많지 않았다. 어린 입맛에 약과는 과자보다 뒷전이었다. 집에서 약과를 만드는 날은 약과를 먹을 기대에 엄마 주위를 맴돌았다. 밀대로 얇게 밀가루를 밀고. 다이아몬드 모양, 네모난 모양에 가운데 칼집을 내고 양쪽 끝을 칼집낸 곳으로 집어 넣으면 리본 모양이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옆에서 같이 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모양내기를 끝내면 후라이팬에 기름을 달구고 거기에서 튀긴다. 막 튀긴 약과는 그냥 먹어도 고소한 맛이 게눈 감추듯 먹었다. 약과가 한김 식자 채선 밤과 대추과 물엿에 버물렀다. 이래야 굳지 않는다. 약과가 떨어질 때까지 수시로 얼마 남았나 확인하곤 했다. 사먹는 약과와 다른 엄마의 약과가 생각날 때 있다. 그러면 편의점에서 사 온 약과를 먹으면서 혼자 엄마의 약과 맛이라 우기기도 한다. 추억은 때론 현재의 맛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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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숙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2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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