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빙수 편이 오래 남습니다. 고교 시절, 팥빙수를 팔 시기가 아닌데도 너무 먹고 싶어 주문했더니 빵집 사장님의 동공이 흔들렸다고 적었습니다. 지금은 알겠다고, 내가 진상 손님이었다고요. 한참 걸려 나온 건 팥빙수가 아니라 돌빙수였습니다. 그 팥을 녹여 퍼내려고 사장님이 얼마나 애쓰셨을까 하고 적어 두셨습니다. 그 뒤로 빙수는 몇 년간 금단의 음식이 되었다고요. 와플 편에는 이 책의 제목이 될 문장이 있습니다. 생크림이 산처럼 얹히고 시럽에 과일까지 더해져 엄청난 고열량 디저트가 되어 버리지만, 뭐 상관있으려나, 맛있으면 그만이지, 하고 두 번 적었습니다. 붕어빵 편은 여름에 겨울을 부릅니다. 이 더운 여름에 붕어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눈 내리는 겨울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고 썼습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52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 14 —

플로라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2회차

← 10. 붕어빵표지글이 말해주는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