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52회차 4일차
빙수
고교 시절 무더울 때가 아니었는데 무척 더웠던 날이었다. 땀을 너무 흘려서 그런지 시원한 것이 먹고 싶었다. 마침 팥빙수도 파는 빵집을 발견했다. 팥빙수가 판매될 시기가 아니었지만 너무 먹고 싶어서 주문했더니 빵집 사장님의 흔들리는 동공. 아, 지금은 알겠다. 내가 진상손님이라는 걸. 일단은 만들어보겠다는 사장님. 시간이 한참 걸려서 나온 빙수는 팥빙수가 아닌 돌빙수였다. 몇 달째 냉동실에 묵혀둔 것인지 시제품 팥이 너무 얼었던 것이다. 사장님은 그 팥을 녹여서 퍼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돌빙수를 먹은 후 진상 주문을 한 벌인지 빙수는 내게 금단의 음식이 되었고 수년이 지난 후에야 겨우 다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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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라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2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