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8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열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디저트를 받았습니다. 단 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열 편을 쓰고 보니 식구들이 다 들어와 있었습니다. 케이크 편에서 아내는 넋 놓고 먹다 홀케이크의 절반을 혼자 먹기도 한다고 적었습니다. 기념일을 잘 챙기지는 않아도 절대 잊지는 않아서, 그런 날엔 케이크 하나는 꼭 삽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깔깔거리며 먹는다고요. 그러고는 케이크는 우리 가족을 웃게 만드는 음식이라고 썼습니다. 티라미수 편에서는 본인이 먹을 생각은 없고, 이걸 보고 와 하고 반응해 주는 아내의 모습이 재밌어서 사 온다고 적었습니다. 이 맛에 돈 벌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요.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식구들이 함께 나온 열흘을 여기 두고 갑니다.
01 · 52회차 1일차
케이크
케이크를 잘 먹지 않는다. 단 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대부분은 지나치게 달기 때문이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한번 열면 멈출수 없기 때문에 손에 안댄다는 표현이 맞겠다. 안좋아하려고 노력하는걸지도. 아내는 케이크를 많이 좋아한다. 넋놓고 먹으면 홀케잌의 절반을 혼자 먹기도 한다. 그러다가 깜짝 놀라는 모습이 웃기고 귀엽다. 아이들도 한두조각씩 잘 먹는다. 기념일을 잘 챙기지는 않지만 절대 잊어버리지는 않는 내 기억력 덕분에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날엔 케익 하나는 꼭 사는 편이다. 그런 날엔 꼭 식탁에 둘러 앉아 깔깔거리며 케익을 먹는다. 생각해 보면 케익은 우리가족을 웃게 만드는 음식이다.
02 · 52회차 2일차
티라미수
처음 먹어보는 티라미수의 맛은 참 특이했다. 와구와구 먹지 않고 조금씩 떼서 먹어야겠는걸? 하는 생각이 드는 빵?케익?은 처음이었다. 가끔씩 음식 만드는걸 재밌어해, 한번 만들어 볼까 하고 찾아본 레시피도 일반 빵이나 과자와는 뭔가 다른듯 했다. 가끔 조그만 티라미수를 사오곤 한다. 하지만 내가 먹을 생각은 전혀 없고, 이걸 보고 와! 하고 반응해 주는 아내의 모습이 재밌고 귀여워서다. 언젠가부터 아내는 회사 다녀온 내 손에 뭔가가 들려있으면 꺄! 하고 반응부터 하고 본다. 이제는 그 반응을 보고 진짜 좋아하는건지 좋아하는 척 해 주는 건지 알 수 있게 됐다. 그래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이맛에 돈벌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오늘, 아내와 손잡고 조그만 티라미수 케익을 하나 사러 가야겠다.
03 · 52회차 3일차
마카롱
마카롱은 "다름"이다. 마카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달디 단 과자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을 뿐 아니라, 들어가는 엄청난 버터와 설탕을 보고 나니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다. 거기에 가격도 내 생각보다 수배는 비싸다. 그래서 내 돈을 내고 마카롱을 사 먹은적이 없다. 근데 주위 사람들은 참 좋아하는 듯 하다. 고급 간식이고, 핑거푸드로 먹을 수 있는 덕에 간단히 선물해 주기는 괜찮다. 예전에는 스벅 커피 한잔과 케익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면 요즘에는 마카롱으로 마음을 전한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니까. 일을 하다가 다른 사람과의 의견이 다를때, 음식에서의 선호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 처럼, 생각과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기억해 둬야겠다.
04 · 52회차 4일차
빙수
"얘들아! 눈꽃빙수 먹으러 가자!" 이렇게 말하고 나면 애들과 아내가 모두 꺄! 소리를 지른다. 다른 음식들은 "먹으러 갈까?" 라고 물어보지만 이 눈꽃빙수 하나만큼은 호불호가 있었던 적이 없다. 항상 좋아하는 메뉴다. 아이들은 팥을 좋아하지 않는다, 들어간 떡도 걷어낸다. 즉 우유로만든 새하얀 눈꽃만 먹는다는 소리다. '이거는 그냥 우유를 얼린것 뿐인데' 하며 한번은 집에서 우유를 얼려 만들어 줬더니 그 맛이 아니란다. TPO를 아이들은 몸으로 느끼고 있던거다. 서울로 이사온 지금, 오산의 회사앞에서 먹던 눈꽃빙수 맛은 없다. 언제 한번 가족 나들이로 예전 회사 앞 식당을 풀코스로 즐겨볼까? 싶다. 회사에서의 추억보다 회사 앞 식당에서의 기억이 더 좋은건 뭐지? 이렇게 보니 인생은 참 다이나믹하다.
05 · 52회차 5일차
아이스크림
회사 사무실에 있는 냉장고를 보니 피크닉이라는 아이스크림이 있다. 폴라포처럼 길쭉하다. "운영진용"이라고 하는 바구니 안에서 하나를 꺼내 자리로 돌아왔다. 와삭 깨어무는데, 어? 이가 좀 시리다. 재작년, 치과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냈는데, 다시 또 시작이라니. 요즘 특히 바쁜 주간이라. '병원은 나중에 가야지' 라고 생각을 하며 넘기는데, 문득 대학생때 일이 생각난다. 그때도 바빠서 치과치료를 미루고 있는데, 너무 아파 치과 일을 하고 있는 작은누나에게 도움이라도 받으려고 전화를 걸었었다. 아픈데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나에게 누님은 "아프면 시간이 난다"라는 명언을 해 주셨더랬다. 인생을 살아보니 진짜 그랬다. 모든것이 내가 판단하는 우선순위 문제였다. 오늘 나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생각을 하고 정리한 후 시작해 보자.
06 · 52회차 6일차
와플
길거리 음식을 잘 먹지 않아서일까? 와플은 사 먹어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예전엔 오뎅, 튀김도 사 먹곤 했는데, 교육쟁이 일을 시작한 후부터는 거의 안먹은 듯 하다. 대기업에서 앞에 나서는 일을 하다보니, 내 동선에는 나는 모르지만 나를 아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행동은 잘 안하게 됐다. 뭐 길거리 음식이 대수겠냐만, 내 인식 속에 그랬었던 듯 하다. 재미있게도 아들들이 사달라고 하면 자연스레 가끔 들르긴 한다. 아직까지는 집 근처에 와플을 파는 곳이 없는데, 아이들과 외출할때 있게 되면 하나씩 사서 먹어봄직하겠다. 아이들에게는 지금이 어린시절의 추억일테니까.
07 · 52회차 7일차
도넛
그리 넉넉하지는 못했지만, 손맛이 꽤 있으신 어머니께서는 삼남매를 위해 튀김을 가끔 해 주셨다. 도넛도 가끔 해주셨는데, 밀가루만으로 했지만 꽤 맛있는것 같다. 경제활동을 시작한 후, 제과점이나 유명 핫플에서 도넛을 먹어봤다. 사실 내 돈 주고는 잘 안먹는 상품이라, 회사에서 수강생 간식으로 나올때 하나씩 먹어보는 경우가 더 많았다. 맛이 꽤 자극적이다. 대부분 달다. 달다 못해 쓰기도 하다. 시중 제품을 먹고 나서 속이 편한경우가 별로 없는듯하다. 그럴때면 어머니가 해주신 슴슴한 도넛이 생각난다. 이번 추석에는 그때를 생각하며 도넛을 내가 만들어 어머니께 드려봐야겠다. 어머니도 기억하고 계실려나.
08 · 52회차 8일차
타르트
타르트, 왠지 참 고급스러운 이름이다. 제과점에 갔더니 가격이 만만치는 않았던 것 같다. 굳이 사먹을 이유를 몰랐는데, 회사에서 먹어볼 일이 생겼다. 임원교육을 하는데 간식으로 나온거다. 다른 교육과 다르게 임원교육은 간식이 고급지기도 하지만, 그 간식이 떨어지면 계속 채워둔다. 해당 교육의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개를 먹어본다. 오 생각보다 달지 않고 부드럽고 바삭하다. 담당자 몰래 두어개를 더 먹었다. 희한하게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나중에 열량을 찾아보곤 기겁한다. 이거 두개면 밥한끼라니. 그래도 맛있는 경험을 했다. 나중에 제과점 가면 몇개 사서 아내와 아이에게 선물해 줘야지, 생각해 본다.
09 · 52회차 9일차
약과
내 기억속, 어릴때 가장 많이 먹었던 간식은 약과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먹은건 약과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어떻게 해 주신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서 꼬불한 모양을 가진 칼로 썰어낸 다음 그걸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튀김과자"에 가까웠다. 내가 살던 시골에서는 그걸 약과라고 불렀다. 이 약과는 언젠가부터 만들어내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이제는 명절에도 볼 수 없는 음식이 돼버렸다. 아마도 더 맛있는, 그리고 몸에 조금 더 괜찮은 음식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거겠지. 시중에 파는 약과를 볼때마다, 어릴때 어머니하고 같이 만들었던 그 약과가 생각난다. 우리 아들들도 조금만 더 크면 그 추억의 맛을 다시 한번 같이 재현해 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 아이들도 그걸 추억으로 가질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10 · 52회차 10일차
붕어빵
붕어빵을 생각하면 약간 가슴이 아리다. 지난해 가을 돌아가신 아버지는 참 무뚝뚝한 분이셨다. 가족의 생일을 모두 기억하고 계시면서도 크게 드러내는 법이 없으셨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알고 계시면서도 잘 표현하진 않으셨다. 내 머리가 상당히 굵어지고, 아버지는 많이 쇠약해지신 어느떄쯤, 당신을 모시고 차를 타고 집에 가는길이었다. 아버지께서 잠깐 차를 돌려 저 뒤로 가자고 하신다. 붕어빵 가게가 있단다. 평소에 그런 음식을 잘 안드시는데? 라고 생각하며 여쭸더니, "느네 엄마가 붕어빵 귀신이다." 라고 하신다. 따끈한 붕어빵 열댓마리를 사와 어머니한테 드리니, 어머니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버지가 사왔다는 말에 어머니도 왠지 놀라는 눈치다. 더운 날이 풀리고 이제 쌀쌀해지면 붕어빵을 팔꺼다. 이번 가을에는 붕어빵을 가지고 아버지 모신곳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추억을 나눠볼 예정이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붕어빵 편이 오래 남습니다. 지난해 가을 돌아가신 아버지는 참 무뚝뚝한 분이셨다고 적었습니다. 가족의 생일을 모두 기억하시면서도 드러내는 법이 없으셨다고요. 어느 날 차로 모셔다드리는 길에 아버지가 차를 돌리자고 하십니다. 붕어빵 가게가 있다고요. 평소 그런 음식을 안 드시는데 싶어 여쭈니, 느네 엄마가 붕어빵 귀신이다, 하십니다. 열댓 마리를 사다 드리니 어머니 입꼬리가 올라갔다고 썼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붕어빵을 가지고 아버지 모신 곳에 가서 어머니와 추억을 나눠 볼 예정이라고 적었습니다. 아이스크림 편에는 다른 종류의 문장이 있습니다. 이가 시린데 바빠서 미루다가, 대학생 때 작은누나가 해 준 말을 떠올립니다. 아프면 시간이 난다고요. 결국 모든 것이 우선순위 문제였다고 썼습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52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최민욱 작가
최민욱 작가는 자기 입맛보다 식구들 입맛을 먼저 적는 분 같습니다. 케이크는 잘 먹지 않는다면서 아내와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적으시고, 빙수 편에서는 눈꽃빙수만큼은 호불호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온 식구가 좋아하는 메뉴를 꼽으십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문장도 있습니다. 마카롱 편에서는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남도 같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할 때 의견이 다른 것도 그렇게 받아들이겠다고 적으셨습니다. 어머니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도넛 편에서는 슴슴한 도넛을 떠올리며 이번 추석에는 직접 만들어 드려 보겠다 하시고, 약과 편에서는 아들들과 그 맛을 재현해 보고 싶다 하셨고요. 이렇게 이어 주는 사람의 기록은 다음 세대까지 갑니다.
이 글은 최민욱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우리 가족을 웃게 만드는 음식 — 식구들이 함께 나온 디저트 열 편
Copyright © 최민욱, HL1, 2026. Printed in Korea.
이 책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HL1이 저작권자와의 동의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인용하시거나 참고하실 경우 반드시 본사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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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2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