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동안 열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과일을 받았습니다. 열 편이 모두 이름 붙이기로 시작합니다. 딸기는 봄의 기분을 담은 과일이다, 토마토는 나에게 해결사다, 바나나는 부드러운 든든함이다, 포도는 가을의 시작이다, 참외는 달콤한 여름이다, 귤은 과일로 된 감기약이다. 이렇게 한 줄을 놓고 그 뒤에 사람 이야기를 이어 붙였습니다. 바나나 편이 그렇습니다. 어린아이가 가장 먼저 먹는 과일이고, 어르신이 식사를 못 할 때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든든함이라고 적었습니다. 종류를 고를 수 있는 과일이 아니어서 더 사랑받는다고요. 그러고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 그런 존재의 사람이 있을까. 없다고 스스로 답하고는, 한결같은 존재이면서 부드러운 든든함이 되는 바나나를 닮고 싶다고 썼습니다.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과일에 붙인 이름 열 개를 여기 두고 갑니다.
01 · 53회차 1일차
딸기
딸기는 봄의 기분을 담은 과일이다. 새빨간 작은 알맹이 하나가 입안에 닿으면 상큼함과 달콤함이 퍼진다. 시장에 들어서면 바구니마다 수북하게 담긴 딸기가 눈에 들어와 마음까지 환해진다. 겨울 끝자락에 만나는 딸기는 차가운 계절 속에 찾아온 작은 봄 같다. 사람도 자신을 기다려주는 누군가 있다고 생각하면 딸기처럼 마음에 봄이 온다. 우리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한다. 하지만 익어가는 딸기처럼 사람에게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림 끝에 만나는 딸기가 더 달콤하듯, 기다려주는 마음도 삶을 따뜻하게 만든다.
02 · 53회차 2일차
토마토
토마토는 나에게 해결사다. 아프기 전에는 맛도 없고 비싸기만 하다 고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밥 대신 먹을 만큼 가까운 음식이 되었다. 양파, 양배추, 토마토, 달걀을 살짝 볶아 하루 두 끼를 챙겨 먹는다. 시장에 갈 때마다 오르는 가격이 걱정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쉽게 지나칠 수 없다. 한때 멀리했던 토마토가 이제는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가장 가까운 음식이 되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소중해질 수 있다. 무엇이든 쉽게 단정 짓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필요한 때가 다르고, 같은 상황에서도 느끼는 마음이 다르다. 토마토가 내게 그랬듯이, 삶에는 때가 되어 비로소 알게 되는 소중함이 있다.
03 · 53회차 3일차
복숭아
복숭아는 과일 중에서도 유독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동그란 모양과 부드러운 색감이 잘 어우러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예전에는 보송보송한 복숭아와 반질반질한 복숭아 정도만 있는 줄 알았지만, 요즘은 맛과 모양이 다양해져 고르는 즐거움도 커졌다. 그중에서도 큼지막한 황도복숭아는 노랗고 붉은빛이 어우러져 보기에도 탐스럽고 맛도 달콤하다. 요즘 과일가게에 한창 진열된 복숭아를 지나가며 바라보면 계절의 풍성함이 느껴진다. 꼭 사지 않아도 예쁜 복숭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환해진다.
04 · 53회차 4일차
바나나
바나나는 부드러운 든든함이다. 어린아이가 가장 먼저 먹는 과일이 바나나이다. 어르신이 식사를 못할 때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든든함이다. 바나나 다양한 종류로 선택할 수 있는 과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 사랑 받는 과일이다. 가격도 착하고 사계절 늘 먹을 수 있다. 매일 만나도 반가운 과일은 자주 사게 된다. 아기, 어른, 아플 때, 건강할 때 오랫동안 우리 건강을 지켜준 과일이다. 아! 그런 존재의 사람이 있을까? 없다. 한결같은 존재, 그러고 보니 바나나의 부드러운 든든함은 대단한 의미다. 상대에게 한결같은 존재이면서 부드러운 든든함이 되는 바나나를 닮고 싶다.
05 · 53회차 5일차
포도
포도는 가을의 시작이다. 여름의 뜨거운 햇빛이 조금씩 물러갈 때면 재래 시장에는 초록빛과 보랏빛 포도알이 탱글 탱글하게 익어간다. 한 알을 베어 물면 생각보다 높은 당도에 놀란다. 예전에는 한 송이도 거뜬히 먹었지만, 요즘 포도는 몇 알만 먹어도 충분하다. 알은 더 커지고 달콤해졌으며, 씨가 없고 껍질도 얇아 먹기 편해졌다. 과일도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지 돌아본다. 뜨거운 햇빛을 견디며 더 단단하고 달콤하게 익어온 포도처럼, 나도 삶의 시간을 견디며 조금씩 성장하고 싶다.
06 · 53회차 6일차
수박
수박은 더위를 멈추게 하는 여름의 과일이다. 시장 과일 가게에 들어서면 초록색 수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반으로 잘린 수박에서는 선명한 빨간 속살이 여름의 싱그러움을 보여준다. 한 통을 사기에는 양이 많아 망설여지지만, 선물로 받은 수박은 큰 칼로 반을 가르고 다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냉장고에 넣어둔다. 무더운 날 차갑게 꺼낸 수박 한 조각을 베어 물면 달콤한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지고 시원함이 온몸으로 번진다. 에어컨 바람과는 또 다른 자연스러운 시원함이다. 요즘 수박은 모양도 예쁘고 맛도 참 달다. 그래서 수박을 먹는 순간 만큼은 뜨거운 여름도 잠시 멈춘 것 같다.
07 · 53회차 7일차
참외
참외는 달콤한 여름이다. 노란 겉옷을 벗기면 새하얀 속살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 안에는 작은 씨앗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씨앗이 조금만 단단해도 먹기 불편해 대부분 씨를 긁어내고 달콤한 과육만 즐기게 된다. 예전에는 참외가 제법 비싸게 느껴졌지만, 올여름에는 착한 가격 덕분에 제철 참외를 자주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늦은 여름 다시 만난 참외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요즘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과일을 만날 수 있어 과일도 자기 계절을 잊은 듯하다. 하지만 제철에 먹는 과일에는 그 계절만이 가진 특별한 맛과 향이 있다. 늦여름에 다시 만난 참외 한 조각은 지나가는 여름을 붙잡아 준다. 달콤한 참외를 먹으며 올여름의 따뜻한 기억을 한 번 더 떠올린다.
08 · 53회차 8일차
배
배는 겉만 보고는 속을 알 수 없다. 연한 갈색 껍질에 큼지막한 몸집을 보면 달고 시원한 과즙이 가득할 것 같지만, 막상 반을 가르면 푸석푸석 바람 든 무처럼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너를 이럴 땐 어디에 써야 하니?" 묻고 싶어진다. 그래도 버릴 수는 없다. 갈아 음식에 넣거나 다른 쓰임을 찾으면 된다. 사람도 과일도 기대와 다를 때가 있다. 조금 부족하다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배만 좋은 배는 아니다. 그런대로 쓸 곳을 찾아 살아가는 것, 그것도 나름의 쓰임이 아닐까.
09 · 53회차 9일차
사과
사과와 만나는 시간은 건강하다. 작년 그 맛이 문득 생각나 올해 처음 나온 아오리 사과를 여덟 개 샀다. 검은 비닐 밖으로 상큼한 향이 솔솔 빠져나온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낸 사과는 반들반들한 겉옷을 벗고 곧 4등분으로 잘린다. "엄마, 이 사과 맛 좀 보세요." 다급한 말에 엄마가 웃으며 한 조각을 베어 문다. 아삭,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말은 필요 없다. 같은 순간, 같은 맛을 나누는 그 끄덕임 하나로 충분하다. 오늘 사과 한 알을 씻는다. 그 시간이 우리를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든다.
10 · 53회차 10일차
귤
귤은 과일로 된 감기약이다. 적어도 우리 집에서는 그랬다. 겨울이면 한 상자씩 사다 놓고 가족이 둘러앉아 손으로 하나씩 껍질을 벗겨 먹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서도 심심할 때마다 손이 가는 겨울 간식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신맛을 싫어하게 되었지만 귤만은 예외였다. 껍질을 까는 순간 퍼지는 향과 손끝에 남는 감촉이 좋았다. 어린 시절에는 오돌토돌한 껍질을 톡 터뜨려 손등에 귤즙을 묻히고, 하루 종일 손끝에 남은 향기를 맡으며 좋아했다. 지금은 농약 걱정에 그러지 않지만 그 향기는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귤은 혼자 먹는 것보다 누군가와 나눠 먹을 때 더 맛있다. 겨울이 오면 나는 노란 귤빛과 가족의 온기를 떠올린다. 제주에서 올라올 귤을 기다린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사과 편이 오래 남습니다. 작년 그 맛이 생각나 올해 처음 나온 아오리 사과를 여덟 개 샀습니다. 검은 비닐 밖으로 상큼한 향이 솔솔 빠져나온다고 적었습니다. 여러 번 씻어 4등분한 사과를 엄마에게 내밀며 말합니다. 엄마, 이 사과 맛 좀 보세요. 아삭,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말은 필요 없다고, 같은 순간 같은 맛을 나누는 그 끄덕임 하나로 충분하다고 썼습니다. 배 편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큼지막한 몸집을 보면 과즙이 가득할 것 같은데 막상 가르면 바람 든 무처럼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고요. 그래도 버릴 수는 없어 갈아 넣거나 다른 쓰임을 찾으면 된다고, 조금 부족하다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토마토 편에는 아프기 전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토마토가 이제는 하루 두 끼를 챙기는 음식이 되었다고 썼습니다. 지금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소중해질 수 있다고요.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53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이복선 작가
이복선 작가는 과일에 먼저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으로 사람을 이야기하는 분 같습니다. 한 줄로 문을 열어 두고 그 안에 가족과 이웃을 들이십니다. 사과 편의 끄덕임 하나, 귤 편의 손끝에 남은 향기가 그렇게 들어옵니다. 기다림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딸기 편에서는 익어 가는 딸기처럼 사람에게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기다려 주는 마음이 삶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적으셨습니다. 자기도 바꿔 가려 하십니다. 포도 편에서는 과일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며,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상대를 편안하게 하려고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지 돌아본다고 쓰셨고요. 이렇게 묻는 사람의 글은 읽는 사람도 함께 돌아보게 합니다.
이 글은 이복선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부드러운 든든함 — 과일마다 이름을 붙인 열 편
Copyright © 이복선, HL1, 2026. Printed in Korea.
이 책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HL1이 저작권자와의 동의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인용하시거나 참고하실 경우 반드시 본사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write, share, enjoy!
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3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