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8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열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디저트를 받았습니다. 디저트를 적다 보니 일하던 자리가 자꾸 따라 나왔습니다. 티라미수 편은 10년도 더 지난 여름 백화점 팝업 이야기입니다. 이탈리아 브랜드와 협업해 기획과 운영을 맡고, 시그니처 메뉴로 티라미수를 준비했습니다. 평소 단 음식에 관심이 없었는데, 공들여 만든 티라미수를 처음 먹고 놀랐다고 적었습니다. 오픈 후 매장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는데, 직접 먹어보지 않았다면 왜 기다리나 의아했을 거라고요. 와플 편에서는 5년 전 신규 매장에 넣을 업체를 찾아 지방까지 내려간 이야기를 썼습니다. 작은 트럭에서 굽던 와플이 지금은 점포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줄 서는 이유를 들여다본 열흘을 여기 두고 갑니다.
01 · 52회차 1일차
케이크
가족 생일마다 케이크를 산다. 그런데 정작 손대는 사람은 딸 하나뿐이다. 나머지 식구들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그래도 초를 켜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케이크를 챙긴다. 그러다 보니 누구의 생일이든 정작 주인공이 아니라 딸이 좋아하는 케이크를 고른다. 주인공에게도 케이크 종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양이다. 빵 케이크는 딸 혼자 다 먹기엔 벅차다. 결국 절반 넘게 남아 쓰레기로 버려진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고른다. 냉동칸에서는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먹을 수 있어서다. 누군가에겐 달콤한 선물이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딸만 찾는 애물단지에 가깝다.
02 · 52회차 2일차
티라미수
10년도 더 지난 여름, 백화점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와 협업해 기획과 운영을 맡았다. 유명 바리스타를 앞세워 커피를 만들고, 시그니처 메뉴로 티라미수를 준비해야 했다. 평소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접할 기회도,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공들여 만든 티라미수를 처음 먹어본 순간 놀랐다. 진한 에스프레소와 고소한 치즈, 달콤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차가우면서도 폭신한 질감까지 새로웠다. 오픈 후 매장 앞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직접 먹어보지 않았다면 왜 이렇게 기다리나 의아했을 거다. 그 첫 경험 덕분에 사람들이 기다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03 · 52회차 3일차
마카롱
어느 순간 갑자기 마카롱 유행이 시작됐다. 아이들도 좋아해서 몇 번 사 왔지만, 작은 걸 비싼 돈 주고 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누구나 좋아하고 모양도 예쁘니 선물용으로는 편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빈손으로 가거나 만나기 애매한 자리에는 제격인 과자였다. 내가 먹기엔 애매하지만 남과의 사이에서는 좋은 선택지가 되는 아이러니한 제품이 마카롱이었다. 아이들이 잘 먹어서 다른 선물 살 때 꼭 함께 챙기곤 했다. 지금은 예전처럼 찾지 않는다. 대신할 디저트가 계속 나오고 바뀐다. 마카롱은 유행처럼 지나갔지만, 애매한 사이를 이어주는 작은 마음은 지금도 필요하다.
04 · 52회차 4일차
빙수
아주 어릴 때 여름 풍경이다. 학교 근처 빵집이나 문방구에는 커다란 빙수 기계가 놓인다. 시퍼런 철제 기구에 큰 얼음을 박아 넣고 갈면 서걱거리며 갈린 얼음이 내려온다. 단팥 듬뿍 담고 연유를 올리면 그것만으로도 달달해 보인다. 후르츠 칵테일 흰색, 노랑, 빨강 절인 과일이 올라가면 형형색색 빙수가 완성된다. 중간중간 떡이 들어가 있으면 간간이 씹히는 쫀득함도 재밌다. 무더위를 시원하게 해주던 빙수의 첫 기억이다. 지금은 토핑 종류도 훨씬 다양하다. 얼음 식감도 거친 맛이 아니라 바로 녹는 질감이다. 재료는 계속 바뀌어도, 여름을 견디게 해주던 시원함만은 그대로다.
05 · 52회차 5일차
아이스크림
딱딱한 아이스바보다는 부드러운 쪽이 좋다. 사각대는 식감은 껄끄럽고,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 느낌이 더 좋다. 그런데도 하나씩 사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3~4년은 훌쩍 넘은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딱히 찾지 않게 됐다. 그나마 식당에서 디저트로 한두 스푼 나올 때 맛보는 정도다. 가족 생일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지만, 아이들 취향에 맞춘 맛이라 손이 잘 안 간다. 더운 날 문득 떠오를 법도 한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 그렇게 몇 년째, 곁들여지는 정도로만 아이스크림을 만난다.
06 · 52회차 6일차
와플
5년 전 신규 매장에 입점시킬 업체를 찾고 있었다. 지방까지 내려가 와플 푸드트럭을 발견했다. 트럭 안 작은 공간에서는 와플을 맛있게 만들고 있었다. 묽은 반죽을 바삭하게 구워, 부드러운 생크림과 달콤한 시럽, 과일을 층층이 얹었다. 식감도 맛도 누구나 좋아할 조합이었다. 조리 과정도 단순해 운영하기 쉬웠다. 예쁘게 꾸민 트럭과도 잘 어울려 꾸준히 인기를 끌 것 같았다. 문득 생각나 다시 찾아보니, 점포까지 늘려 여전히 잘되고 있는 듯하다. 작은 트럭에서 시작된 맛이, 지금도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07 · 52회차 7일차
도넛
백화점 지하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뭔가 하고 봤더니 도넛 가게다. 얼마 전까지 인산인해였던 옆 햄버거 가게에는 이제 줄이 없다. 집에 와 아내에게 얘기하니 왜 안 사 왔냐고 한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딸도 좋아할 맛 같지만, 줄까지 서서 살 생각은 안 든다. 사람들은 유행을 같은 시간에 함께 경험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햄버거 가게도 그랬다. 줄서서 언제 먹나 했는데, 지금은 편하게 먹는 곳이 됐다. 다음에 도넛 가게 앞에 줄이 있으면, 기다릴지 줄을 안 서는 다음을 기약할지 고민할 듯하다.
08 · 52회차 8일차
타르트
집 앞 상가에 타르트 맛있기로 소문난 빵집이 있다. 정작 나는 1년 넘게 모르고 지냈다. 다른 동네 사는 친구가 일부러 타르트를 사러 온다는 말을 듣고서야 알았다.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가까운 곳일수록 발길이 늦어진다. 유명한 관광지를 정작 그 동네 사람은 잘 안 가는 것과 비슷하다.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후기를 보면 타르트뿐 아니라 다른 빵들도 다 맛있다고 한다. 한두 가지로 반짝 뜬 집이 아니라, 기본이 꾸준해서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는 곳인 듯하다. 화려한 메뉴 하나보다, 매일 같은 맛을 지키는 게 더 어려운 일이다.
09 · 52회차 9일차
약과
약과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디저트다. 꿀에 절여 있어 달라붙는 단맛이 강하고, 먹고 나면 바로 이를 닦아야 할 정도다. 씹을 때마다 이 사이에 들러붙는 느낌도 유쾌하지만은 않다. 그런데도 왠지 건강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래된 전통 과자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화려한 디저트와 비교하면, 옛날부터 먹어온 음식이라 덜 해로울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긴다. 실제로는 기름지고 단맛도 강한 과자인데, 전통이라는 이름이 단맛을 가려주는 셈이다. 결국 맛보다 이미지로 먹는 디저트인지도 모르겠다.
10 · 52회차 10일차
붕어빵
겨울이면 골목 어디서나 붕어빵을 팔았다. 지금은 파는 곳이 줄어 붕세권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그런데도 가게가 줄어드는 건 남는 게 없어서일 것이다. 원재료값은 계속 오른다. 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는 가격에 대한 저항선이 따로 있다. 값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은 동네마다 몇 개에 얼마인지 비교하는 일까지 생겼다. 예전엔 부담 없이 봉지 가득 담아 먹었다. 요즘은 봉지를 채우기 전에 지갑부터 살핀다. 작은 간식 하나에도 요즘 살림살이가 그대로 담겨 있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타르트 편이 오래 남습니다. 집 앞 상가에 소문난 빵집이 있는데 1년 넘게 몰랐습니다. 다른 동네 친구가 일부러 사러 온다는 말을 듣고서야 알았다고 적었습니다.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가까운 곳일수록 발길이 늦어진다고요. 그러고는 이렇게 닫았습니다. 화려한 메뉴 하나보다, 매일 같은 맛을 지키는 게 더 어려운 일이라고 썼습니다. 붕어빵 편에서는 붕세권이라는 말과 가격 저항선을 함께 적었습니다. 예전엔 부담 없이 봉지 가득 담았는데 요즘은 봉지를 채우기 전에 지갑부터 살핀다고요. 케이크 편은 우리 집 이야기입니다. 생일마다 케이크를 사지만 손대는 사람은 딸 하나뿐이라, 요즘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고른다고 적었습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52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김한조 작가
김한조 작가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사람들이 왜 줄을 서는지 먼저 묻는 분 같습니다. 팝업 매장 앞의 줄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도넛 편에서도 사람들은 유행을 같은 시간에 함께 경험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적으셨습니다.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도 있습니다. 지방 푸드트럭의 와플을 두고 식감도 맛도 누구나 좋아할 조합이라 적으시고, 조리 과정이 단순해 운영하기 쉽겠다는 것까지 함께 보십니다. 오래 가는 쪽을 좋아하십니다. 반짝 뜬 집이 아니라 기본이 꾸준한 집이 계속 찾아오게 만든다고 쓰셨고요. 이렇게 안쪽을 보는 사람의 기록은 시간이 지나도 읽힙니다.
이 글은 김한조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매일 같은 맛을 지키는 일 — 기획자의 눈으로 본 디저트 열 편
Copyright © 김한조, HL1, 2026. Printed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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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write, share, enjoy!
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2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