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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PNAO ·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 52회차

특별한 날만 기다릴 필요 없다

디저트에서 길어 올린 글쓰기 열 편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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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원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8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열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디저트를 받았습니다. 열 편이 모두 같은 자리에서 방향을 틉니다. 디저트 이야기를 하다가 '글도 그렇다'로 넘어가 글쓰기 한 가지를 적어 두었습니다. 케이크 편에서는 동네 빵집에서 코코넛 가루를 뿌린 딸기 케이크를 골랐습니다. 포장하며 초는 몇 개 필요하냐 묻기에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특별한 일 없이 먹고 싶어서 사는 케이크였으니까요. 그러고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글도 특별한 날만 기다릴 필요 없다고요. 평범한 날이 우리에겐 더 많으니, 눈에 보이는 것을 담고 의미를 붙이면 그날이 특별해진다고 썼습니다. 티라미수 편에서는 그 이름이 '나를 위로 끌어올리다'라는 뜻임을 적고, 자기만의 단어로 상황을 정의하면 힘 나는 글이 된다고 했습니다.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디저트에서 길어 올린 글쓰기 열 가지를 여기 두고 갑니다.

목차

  1. 1케이크
  2. 2티라미수
  3. 3마카롱
  4. 4빙수
  5. 5아이스크림
  6. 6와플
  7. 7도넛
  8. 8타르트
  9. 9약과
  10. 10붕어빵

01 · 52회차 1일차

케이크

케이크가 먹고 싶다는 W. 어제 동네 PB에 다녀왔다. 생크림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했다. 딸기 케이크가 두 종류가 있었다. 가격은 동일한데 겉면이 달랐다. 왼쪽은 평소 보던 겉면이 말끔한 하얀 생크림으로 바른 케이크 위에 딸기가 올려저 있었고, 오른 쪽은 싸락눈이 내린 것 마냥 케이크 위가 보슬보슬한 털처럼 보이는 케이크위에 딸기가 올려져 있었다. 차이를 물었다. 오른쪽 케이크는 코코넛 가루를 뿌린 거라고 했다. 맛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평소 코코넛을 좋아해서 일단 오른쪽으로 선택했다. 포장을 해주면서 초는 몇 개 필요하냐고 물었다. 필요없다고 말했다. 특별한 일 없이 먹고 싶어서 사는 케이크였으니까. 글도 그렇다. 특별한 날만 기다릴 필요 없다. 평범한 날이 우리에겐 더 많다. 쓰고 싶을 때만 쓰는 게 아닌, 아무 때나 눈에 보이는 것을 글로 담아내면서, 의미부여를 하기만 하면 된다. 평범한 날이 특별해 지는 날로 바뀐다.

02 · 52회차 2일차

티라미수

"티라미수 먹으러 가자."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에 나온 "다이, 수 Dai, su!"를 읽고 티라미수를 먹으러 갔었다. 티라미수는 "힘내!"라는 의미였다. 티라미수는 끌어당기다, 잡아끌다의 '티타레Titare' 동사와 방향을 가르키는 '위에, 위로'를 의미하는 전치사 '수su'의 합성어라고 했다. 위로 끌어올리다는 의미여서, 아이가 시험 망치고 오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가서 티라미수를 사줬다고 한다. 글도 그렇다. 글 쓸 때 가끔 사전적 정의를 찾아본다. 국어 사전에는 다양한 의미와 예문이 담겨있지만, 실패하거나 좌절할 때, 화가 나거나 기분 나쁜 상황을 자신만의 단어로 정의내릴 때, 좋은 에너지로 금방 퍼져간다. 힘 나는 글을 쓰면 된다.

03 · 52회차 3일차

마카롱

마카롱은 코크, 필링, 피에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코크는 마카롱의 둥글고 매끄럽게 느껴지는 윗부분이다. 약간만 힘을 주면 "파삭"거리며 깨진다. 대신 씹으면 쫀득한 느낌이 나야 잘 만들어진 마카롱이다. 안쪽 크림은 필링이라 부른다. 딸기, 레몬, 피스타치오, 얼그레이, 솔트 등 다양한 맛 중에 어떤 걸 고를지 고개를 돌려보면서 망설인다. 피에는 코크의 바닥 부분으로 옆에서 보면 구멍이 숭숭 난 중간 부분에 있다. 코크가 위아래가 굳으면서 옆으로 삐져나오는 부분이었다. 글도 그렇다. 매끄럽게 넘어가는 부분도 있지만, 읽다가 퍼석거리는 부분도 있다. 독자가 읽었을 때 술술 넘어가지 않는 부분이다. 따라할 수 있게 제공하더라도 독자가 한 번에 다 따라할 수는 없다. 작가를 따라 행동하면 독자는 벽도 만나도 천정도 만난다. 완벽한 글이 아니라 구멍이 있어도 독자가 하나라도 따라할 수 있게 떠먹여 줘야 한다.

04 · 52회차 4일차

빙수

"1인당 1음료 주문하셔야 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보였다. '빙수는 1인 1빙수지!' 배우자와 함께 새로 생긴 빙수 가게에 들어갔다. 메뉴 안내에 각자 시켜야 하는 걸로 나와있었다. 빙수 두 개를 시켰다. 알고 보니 음료는 각자 시키지만, 다른 테이블을 보니 빙수는 2인당 1빙수로 먹고 있었다. 보트처럼 보이는 흰 사기그릇에 하얀 가루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단팥이 올려져 있고, 하얀 찰떡 3개 큐브가 올라가 있다. 토핑으로 망고, 딸기, 블루베리도 추가할 수 있었지만, 처음이니 팥빙수로 주문했다. 한 동안 찾아가던 빙수 브랜드가 사라졌었는데, 새로운 빙수 맛집을 발견했다. 1인 1빙수가 강제는 아니지만, 거의 1인 1빙수 격으로 혼자 먹는다. 글도 그렇다. 글에는 분량이 있다. 한 꼭지에는 메시지 하나만 담아야 한다. 둘, 셋을 함께 쓰면 안 된다. 책을 쓸 때는 1.5매~2매 정도가 한편의 몫이다. 메시지 정하고 분량에 맞게 사례나 근거, 경험은 토핑으로 채우면 된다.

05 · 52회차 5일차

아이스크림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9900원 행사를 했다. 부라보콘, 구구콘, 월드콘, 태극당 아이스크림도 있었다. 처음 보는 거라 태극당 두 개를 담았다. 월드콘, 부라보콘도 담았다. 계산대에 가져갔더니 가격이 16000원이나 나왔다. 분명 행사였는데. 알고 보니 행사중인 부라보콘은 라이트만 할인 중이었고, 오리지널은 제 가격을 받았다. 태극당 콘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냉동고에 돌려놓고 왔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 가서 부라보콘 하나를 집었다. 1800원 했다. 부라보콘 하나는 도대체 얼마짜리인가. 아이스크림에는 가격도, 유통기한도 없다. 파는 사람 마음대로였다. 글도 그렇다. 출판 계약을 하면 인쇄전에 출판사가 책 값을 제안한다. 디자인 비용, 종이값, 유통비, 홍보비, 출판사 비용, 저자 인세까지 고려해서 나오는 가격이다. 도서 정가제가 있긴 해도 신간 가격은 저자가 값을 확정한다. 저자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 글 가격은 작가의 몫이다.

06 · 52회차 6일차

와플

LA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날 와플 집을 찾아갔다. 대기하다가 안내를 받았다. 메뉴판에 와플 종류가 서른 개도 넘었다. 브루 스타일, 디저트 스타일, 치킨와플 이름만 봐서는 낯설었다. 그날 처음으로 그린 살사 와플을 주문했다. 페리에 한병과 함께. 반쯤 접힌 두툼한 아메리칸 와플 사이에 로메인, 토마토, 치즈가 알록달록 올라가 있었다. 살사소스, 사워크림, 메이플 시럽이 함께 나왔다. 한 입 베어 물었다. 달콤한 와플과 매콤한 살사 소스와의 만남이었다. 왜 마지막 날에 왔을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다시 맛 볼 수 있을까. 글도 그렇다. 글감이 떠올랐을 때 다음을 기약하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 머릿 속에 떠올랐을 때 그 순간을 메모해 두어야 한다. 순간의 감정은 매콤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다. 오묘한 감정은 그 순간에만 기록할 수 있다.

07 · 52회차 7일차

도넛

시댁에 들를 때면 항상 사 가는 게 있다. 크리스피크림 도넛 한 박스다. 시어머님이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가끔 사서 갖다 드렸다가, 이제는 올 때마다 기차역에서 한 박스씩 사기로 마음먹었다. 아예 시그니처 선물로 정해두었다. 비싸지 않지만, 아들 며느리가 올 때마다 사 오는 도넛 한 박스가 어머니에게 소소한 행복이 되렀으면 좋겠다. 어머님은 받자 마자 미니 도넛을 하나 집어 드신다. 글도 그렇다. 한 번만 쓰기보다는 반복적으로, 주기적으로 쓰면 시그니처가 된다. 같은 시간에 켰을 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글처럼 말이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채널에 같은 주제로 발행하면 시그니처가 된다.

08 · 52회차 8일차

타르트

백화점 푸드 매장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궁금해서 앞쪽에 가보니, 에그타르트를 팔고 있었다. 오븐에서 갓 나온 타르트를 6개씩 통에 담아 준다. 궁금해서 나도 줄을 서봤다. 몇 개를 고를까 고민하다가, 한 개만 사서 맛을 봤다. 바삭한 페스츄리와 뜨거운 계란 커스터드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눈이 커졌다. 다시 줄을 서기엔 아까워서 다음을 기약했다. 집 앞 베이커리에도 두쫀쿠 옆에 에그 타르트를 팔기 시작했다. 옛날에 먹던 그 맛일까 싶지만, 사람들은 대기하지 않는다. 몇 번을 지나쳤다가, 어느 날 한 개 사봤다. 뜨겁진 않았지만, 페스츄리가 바삭하고, 차가운 계란 커스터드 맛에 또 눈이 뜨였다. 줄 서지 않아도 먹을 수 있다. 다른 빵집에 갔더니 평소 보던 에그타르트의 두배 크기가 있었다. 에그 타르트를 좋아하니 욕심이 갔다. '두 배 더 맛나겠지?' 하나를 사왔다. 맛이 없었다. 과자도 바삭하지 않았고, 에그 타르트도 싱거웠다. 양이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글도 그렇다. 경험을 많이 쓴다고 이것 저것 가져와서 쓰다가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놓치기 쉽다. 분량이 많으면 군더더기가 되고, 분량이 적으면 정보 전달이 부족할 수 있다. 육하원칙에 따라 글을 쓰면, 있어야 할 것을 넣고, 없어도 되는 건 뺄 수 있다.

09 · 52회차 9일차

약과

동그란 꽃 모양의 약과를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할 때도 있고, 딱딱할 때도 있다. 생강맛도 나고, 달다. 약과를 보면 항상 아빠와 배우자가 떠오른다. 두 명이 약과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한살림에 가면 회원 번호 입력하는 숫자 키패드 옆에 항상 약과가 놓여있다. 마지막까지 나도 데리고 가라는 투정처럼 느껴진다. 단 음식은 피해야지 하면서도 가끔 약과의 유혹에 넘어가 배우자를 위해 하나를 집어 카운터에 올려 놓는다. 배우자에게 건네 주면, 먹어도 되냐고 하면서 금방 사라진다. 글도 그렇다. 글을 한 편 쓰고 그냥 끝내면, 독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독자의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CTA(call to action)을 해야한다. 지금 당장 시도해볼 만한 것으로 아주 작은 지침을 덧붙이면 좋다.

10 · 52회차 10일차

붕어빵

기름을 반지르르하게 바른다. 주전자에 들어있는 밀가루를 붕어빵 틀에 붓는다. 팥소를 알맞게 떼어 넣는다. 뚜껑을 덮고 한 바퀴 돌린 후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한 바퀴 돌아 제 자리로 오면 붕어빵 틀을 연다. 붕어빵에 입, 눈, 비늘, 지느러미, 꼬리까지 한 마리가 보인다. 계속해서 한 마리를 낚아 올린다. 한 봉지 사서 배우자에게도 한 마리 꺼내주고, 나도 먹는다. 바삭한 붕어빵 머리 부분을 한 입 베어물면, 입안에서도 열기가 느껴진다. 입을 붕어처럼 벌려 뻐꿈거리며 김을 빼낸다. 요즘은 붕어빵에 이어, 잉어빵도 나왔다. 글도 그렇다. 블로그에 글 한 편을 쓴다. 브런치 틀에 맞춰 형식을 바꾼다. 인스타그램 카드 뉴스 양식에 맞춘다. 스레드 공식에 맞춰 쪼갠다. 여기저기 공유한다. 붕어빵 밀가루처럼 틀에 맞추기만 하면 모양 갖춰진 콘텐츠가 나온다. 경험을 쓴 글만 있으면 된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붕어빵 편이 오래 남습니다.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붓고 팥소를 넣고 뚜껑을 덮어 한 바퀴 돌리는 과정을 그대로 적었습니다. 그러고는 글도 그렇다고 이었습니다. 블로그에 쓴 한 편을 브런치 틀에 맞추고, 카드뉴스 양식에 얹고, 스레드 공식에 맞춰 쪼갠다고요. 틀에 맞추기만 하면 모양 갖춰진 콘텐츠가 나오니 경험을 쓴 글만 있으면 된다고 썼습니다. 도넛 편에서는 시댁에 갈 때마다 기차역에서 크리스피크림 한 박스를 사기로 정해 두었다고 적었습니다. 반복하고 주기적으로 하면 시그니처가 된다고요. 빙수 편에는 분량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한 꼭지에 메시지는 하나, 책은 1.5매에서 2매가 한 편의 몫이라고 썼습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52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이윤정 작가

이윤정 작가는 접시 위의 것을 뜯어보고 거기서 글쓰기 하나를 꺼내 오는 분 같습니다. 마카롱 편이 그렇습니다. 코크와 필링과 피에를 나눠 설명하고는, 글에도 매끄러운 부분과 퍼석거리는 부분이 있다고 적으셨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독자가 하나는 따라할 수 있게 떠먹여 줘야 한다고요. 값을 매기는 눈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에는 정가도 유통기한도 없다는 이야기 끝에, 신간 가격은 저자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며 글 가격은 작가의 몫이라 쓰셨습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하시고요. 와플 편에서는 글감이 떠올랐을 때 다음을 기약하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고, 오묘한 감정은 그 순간에만 기록할 수 있다고 적으셨습니다. 이렇게 보는 사람은 쓸 거리가 마르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이윤정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특별한 날만 기다릴 필요 없다 — 디저트에서 길어 올린 글쓰기 열 편

지은이이윤정
펴낸이이윤정
펴낸곳(주)에이치엘원
기획이윤정 (파이어북 여유당)
발행일2026-08-31 (초판 1쇄, 전자책)
판형전자책 (PDF / EPUB)
가격무료

Copyright © 이윤정, HL1, 2026. Printed in Korea.

이 책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HL1이 저작권자와의 동의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인용하시거나 참고하실 경우 반드시 본사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여유당 오픈채팅방 입장 QR💬 여유당 오픈채팅open.kakao.com/o/g6xohpjg파이어북 책쓰기 프로그램 QR✍ 파이어북 책쓰기firebook.kr/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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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2회차